【이스탄불(터키)=신현상기자】 2002년 월드컵 4강전 상대로 널리 알려진 터키는 역사, 언어, 생활관습에서 우리나라와 많은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터키군이 참전하면서 혈맹을 맺고 있는 형제의 나라이기도 하다.
2004년까지만 해도 터키 리라(TL)는 유엔회원국 가운데 달러당 화폐가치가 가장 낮았다. 터키 리라의 지폐는 50만TL, 100만TL, 500만TL, 1000만TL 등과 2001년 11월부터 신규 발행된 최고액권 2000만TL이 있었으며 주화는 5만, 10만, 25만TL 등이 사용돼 실제거래에서 5만TL 이하는 무시됐다.
최소단위 주화인 5만TL은 미화 약 3센트에 불과했고 최고액 지폐인 200만TL도 겨우 13달러 정도였다.
실제로 버스요금은 90만리라 정도였고 커피 한잔과 지하철 요금 등이 100만리라가 넘었다. 호텔 1박 비용이 1억리라에 달할 정도로 모든 상품에 표시되는 가격표가 길어짐은 물론 화폐단위를 기록해야 하는 각종 기계 또한 특수제작이 불가피했다.
회계도 마찬가지였다. 길어질 수밖에 없는 숫자의 나열은 기업은 물론 회계사들의 골칫거리였다.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터키는 2005년 1월1일을 기해 새로운 터키 리라, 즉 YTL로 대체했다. YTL과 TL의 교환비율은 1대 100만.
이를 통해 달러당 무려 130만리라에 이르던 대미 환율은 1.3리라로 조정됐다.
터키는 1980년대 초까지는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잉글로색슨계통의 회계제도를 사용해 왔다. 1980년 이후 국제회계기준(IFRS)이 서서히 생겨나면서 각 지역으로 확산되자 터키 역시 1989년에 IFRS를 도입하기에 이른다. 터키는 화폐개혁에 앞서 2004년을 기해 회계제도에 대한 대개혁을 진행했다.
■유럽에 비해 IFRS 도입이 빨랐던 터키
터키는 1930∼1940년대 술이나 담배, 설탕 등을 국가가 전매하는 국립공공기관을 설립했다. 이런 공공기관이 생기면서 회계 역시 세부적인 부분에서 합리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는 유럽연합(EU)이 2005년 IFRS를 도입한 데 반해 터키가 16년이나 일찍 IFRS를 받아들이는 배경이 됐다.
하지만 IFRS는 체계적인 실행이 전제돼야 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원한다고 해서 적용할 수는 없었다. 법적인 필연성이 대두되면서 관련 책자가 등장하게 되는데 1990년 발행된 것이 XI-1였다. 터키의 자본시장기관(SPK)에서 처음으로 체계화하고 표준화한 XI-1은 정식 IFRS의 해설서는 아니었지만 IFRS 도입의 씨앗을 심는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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