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18일 매일경제 기사입니다.

급변하는 전 세계 회계기준…한국은 일부 선도적 조치 
 
미국·프랑스는 경제위기회복법안
 
 
전세계적으로 회계기준은 변화가 생각보다 빨리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체계와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미 예상됐던 변경들을 앞당기는 것으로
보는게 옳을 겁니다." (필립 고쓰 딜로이트회계법인 금융지원담당섹터 아시아태평양 헤드)

회계기준 급변은 우리나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나라들도 "회계기준이 이렇게 쉽게 바뀌어서야 말이
되느냐"라는 고민을 안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대통령의 권한으로 회계기준이 급변하는 일이 벌어지자
회계위원회에서 G20에 "우리가 회계기준을 만들게 해달라"라고 대통령에 반기를 드는 일도 벌어졌다.

미국도 경제위기 극복법안(Economy Emergency Recovery Act)를 만들어 SEC 관할 하에 시가평가 회계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일본 역시 시가평가 회계 탄력적용 방안에 대한 논의가 오가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필리핀에 이어 우리나라가 시가평가제를 탄력적용하기로 했다.

필립 고쓰 씨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비정상적인 가격을 장부에 적용하느냐 마느냐 하는 철학적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회계제도 완화를 추진하는 분위기라 보험사에게 적용되는 IFRS 4단계도 실시될 지 여부가 미지수"라고 말했다. IFRS 4는 보험사들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제도다.

그러나 18일 우리나라가 시행하겠다고 밝힌 자산재평가 제도, 특정일 환율 적용 제도 등은 다소 선도적 조치다. 자산재평가 제도의 경우 우리나라가 따르겠다고 밝힌 IFRS에는 포함돼 있지만 미국 회계기준(US GAAP)에는 없다. 특정일 환율을 기준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한다는 것은 미국 회계기준이나 IFRS 등 어디에도 없는 규정이다. 다만 우리나라는 중소기업 회계 특례상 비상장사에 한해 이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이번 회계처리 변경방안은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가 앞서 나간 측면이 있다.
쉽게 말해 미국, 일본, IFRS 등의 회계기준에서 취할 수 있는 최대한 기업들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 것이다. 해외에서는 회계제도 변경방안이 대부분 시가평가 탄력적용에 집중돼 있다.
미국에서는 이 마저도 쉽지 않아 SEC에서 10월 이후 지금까지 논의가 진행 중이며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회계기준에 대한 변경이 지나치게 쉽게 이뤄진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예를 들면 외화부채 관련 평가손실을 자본 항목으로 잡는 방안을 조선업계는 주장했고,
정부는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조선업계의 주장대로 회계기준을 바꾼다고 하더라도
2011년에는 다시 IFRS에 따라 회계기준을 바꿔야 한다. 따라서 당장 '눈가리고 아웅'식의 회계처리
변경을 지나치게 쉽게 결정한다는 비난이 있을 수 있다.

 

기사원문바로가기 : http://news.mk.co.kr/outside/view.php?year=2008&no=767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