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31일자 매일경제 기사입니다.

기업 회계처리 기준 변경 효과는
KT 등 자산재평가 수혜 볼 듯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기업 회계처리 기준에까지 손을 댔다.

 

우선 외화부채를 달러화로 표기할 수 있게 하는 기능통화제를 도입한다.

더불어 자산을 취득가격이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회계기준변경안을 공표했다.

금융위가 내놓은 방안은 크게 세 가지다.

상장사와 비상장 대기업에 한해 △기능통화 회계제도 도입 △외화차입금 발생 손실을 자본항목으로 처리
△유형자산재평가 등이다.

정부는 기업들 사정에 맞게 기준을 골라 적용하라고 말한다.

일단 달러 거래가 많은 기업에 인기가 높을 항목은 기능통화 회계제도다.

기능통화 회계는 외화부채나 외화자산이 많은 기업이 원화가 아닌 달러로 회계장부를 작성해 원화 환산
손실을 막는 제도다.

급증하는 환차손은 당기순이익을 줄이고 부채비율까지 올리는 등 경영지표가 나빠지는 결과를 낳는다.
정부의 회계기준 변경은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한 목적이 크다.

또 다른 조치인 자산재평가는 기존 취득가로 장부에 기재된 기업자산을 시가로 평가한다는 내용이다.
이 제도를 도입하면 재평가차액이 자본잉여금으로 유입돼 자본총계가 증가하기에 특히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들에 유용하다.

기업 부채비율 감소에 초점

자산재평가가 이뤄지면 상장사들의 토지재평가 차액만 최대 20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KT가 4조4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한전(2조8000억원), 포스코(2조2000억원)도 상당한 혜택을 본다.
한국상장사협의회는 264개 상장기업의 부동산을 공시지가로 재평가할 경우 자본이 7.5% 증가하고
부채비율은 6.8%포인트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금융위의 회계기준 개정안이 이점만 갖고 있는 게 아니다.

이종승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같은 업종에서 각자 유리한 방향으로 회계를 처리하게 되면
동일선상 비교가 어려워 투자자 입장에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걱정했다.

 

기사원문바로가기 : http://news.mk.co.kr/outside/view.php?year=2008&no=79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