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 사항

수업을 열심히 듣고 모르는 내용도 잘 적어두기라도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기초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수강했기에 나중에 2회독할 때 흡수하는 양이 달라지더군요. 열심히 해둔 필기가 고마울 정도였어요. n회독할 시간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그날 배운 내용이라도 알고 넘어가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그렇다고 너무 집착하듯이 쪼갤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시험에서 커버하는 내용이 방대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해>암기’라고 생각합니다. 회계는 나무보다는 숲을 봐야 나무가 비로소 보이는 특성이 가장 강한 학문인 것 같아요.
솔직히 제가 자습 자체를 아주 성실히 한 편은 아닙니다. 더 시간투자를 많이 하는 분들을 많이 봤기도 하고 하나하나 깨알같이 외우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라 중간중간 헤매기도 했거든요. 그럼에도 제 스스로 판단하기에 효율적으로 4개 영역을 한번에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은 1) 수업 오프라인으로 되도록이면 완강하기 (=허덕이더라도 쫓아가기), 2) 마음 맞는 친구들과 스터디하며 (특히 AUD) 말로 소리내어 읽고 내용과 친숙해지기 (=꼭 스터디가 아니더라도 하기 싫어도 매일 꾸준히 할 수 있는 나만의 장치 만들기), 3) 초반에 헤매더라도 뒷심 발휘해서 최대한 큰 그림 이해하기 (=마지막 시험 직전까지도 반복하여 이해를 최우선으로 하기) 라고 생각합니다. 쓰다 보니 길어지게 되지만 영역별 설명은 시험을 응시한 순서로 작성하겠습니다.

FARE

저는 이 과목을 1점차로 붙었어요. 가장 애정이 있고, 시간투자도 많이 하고, 나름 자신이 있었는데도 말이죠. (어쩔 수 없이 가장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치게 되는 과목이라 생각합니다.) 완전한 이해만이 답인 영역인 것 같습니다. 특히 Simul에서 하나하나 Adjust 해야 하는 문제가 2-3개 나왔는데, 문제 구조 자체에 압도되었을 정도입니다. Inventory에서 시작해서 Consol까지 하나하나의 주제를 이해해도 막상 시험장에서 문제를 만나면 참 막막했습니다. 그럼에도 BJ쌤의 강의 커리큘럼을 열심히 따라갔던 게 가장 도움이 됐어요. 선생님의 강의와 설명 + 수많은 시험들 + 스터디에서의 긴장감 있는 문제풀이, 이렇게 세 가지를 잘 따라가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사전에 AP를 수강하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제 14기 친구는 AP를 온라인으로 FAR1을 배우는 IP 초반 시기에 병행했다고 했어요.
NonP는 윤쌤의 노트를 체계적으로 숙지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FAR1, 2, Advan에 비해 이해보다는 암기 위주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말씀하듯이 NonP때문에 붙진 않아도 NonP때문에 떨어질 수는 있다는 걸 시험을 보고 나서 확실히 느꼈어요. 저는 마치 REG의 BL처럼 NonP는 굵은 줄기의 내용 위주로 학습했고, 결과적으로 시험에서 중요하고 주된 내용만 나왔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건 사바사입니다.)

AUDIT

AUD1, 2 책을 끼고 다녀야만 해요. 솔직히 저는 n페이지의 내용을 모조리 외우는 정도의 학습수준까지는 도달하지 못했어요. 그래도 매번 내용사이의 논리를 연결시키기 위해 책을 뒤적거리고 나름 전반적인 감사 체계를 Mapping하려 노력했습니다.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윤쌤 말씀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매번 복습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입니다. 중간에 놓쳤거나 헤매시는 분들은 저처럼 Planning부터 Opinion까지의 흐름을 읽어보려 노력하시고, 같이 공부하시는 분들과 소리내서 서로에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해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합격하고 나서 돌이켜보니 AUD는 다른 영역과는 달리 일련의 감사 ‘과정’입니다. 흐름으로 이해하고 특정 단계에서, 어떠한 경우에, 누가, 어떤 방식으로 대처하는지를 숙지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REG
어떻게 보면 가장 부담스럽고 헤맨 영역이었습니다. 나머지 3개 과목과 겹치는 부분이 가장 적어 떨어져도 REG였으면 좋겠다는 말을 달고 살았을 정도로요. (=가장 첫 시험으로 선택한 이유) 오히려 그래서 공부할 때 소홀했고, TAX1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TAX2를 들어가게 되어 더 힘들었어요. 하지만 AMY쌤의 리뷰교재는 정말 체계적이고 완벽해요. 내용을 따라가지 못한 상태에서 리뷰를 들어갔기에 리뷰 초반엔 많이 힘들었지만, 저는 제 힘으로 풀지 못한 문제도 1) 문제가 물어보는 바에 **색 형광펜 치기, 2) 답에 &&색 형광펜 치기, 3) 답의 근거가 되는 설명 달거나 %%색 형광펜 치기의 일련의 방법을 통해서라도 1.5회독정도 한 것 같아요. 진짜 시험보기 직전까지 봤습니다. 문제를 통해서 내용을 배우는 것이 이렇게 효과적일 수 있는 건 정말 아무래도 선생님의 노고가 담긴 훌륭한 교재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미국/하와이/괌(저 같은 경우는 LA)에서 생기는 한 과목에만 집중할 수 있는 하루이틀이 매우 소중해요. 벼락치기가 된다는 말은 하기 싫지만, REG는 상대적으로 다른 세 과목보다는 그게 가능한 과목입니다. BEC도 벼락치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MA와 FM은 오래 머리속에 남겨두고 장기기억으로 전환되어야 문제를 풀 수 있는 것 같아요.
BL은 부교재의 볼드체만 잘 따라가도 커버가 충분히 가능합니다. 제 생각에는 단어나 영어 자체가 가장 어려울 수도 있는 영역인 것 같아요. 막상 시험장에 들어가니 진짜 중요하게 다뤘던 내용만 물어봐서 생각보다 쉽게 풀렸습니다. 비중이 적은 건 아니었지만 객관식에만 (Simul에 나온 1문제는 TAX와도 겹치는 내용이었음) 중요한 내용 위주로 나와서 결과적으로 수월했어요. (이건 근데 문제은행 특성상 사람마다 다를 것 같아요.) 정리하자면, REG는 1) AMY쌤 리뷰교재 문제 완독하기, 2) BL 중요내용 잘 짚고 넘어가기만 잘해도 완전 정석대로 공부할 수 있는 과목인 것 같습니다.

BEC
MA와 FM쪽은 꽤 시간투자를 해서 공부했으나, 다른 BEC1이나 BEC3의 IT는 수업에서 주워들은 지식으로도 합격했다고 할 정도로 ‘완강’ 그 자체에 큰 의미가 있는 영역인 것 같습니다. (막판에 Econ같은데서 나오는 Formula도 MA, FM의 Formula와 더불어 정리하여 외우긴 했습니다.) CG는 AUD에서 겹치는 것으로 어느정도 커버한다는 전제 하에, 그리고 저처럼 (운 좋게도) IT가 그렇게까지 많이 나오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MA와 FM에 집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다른 3개 영역과 마찬가지지만) MCQ에서 모르는 것도 최대한 소거하는 방식으로라도 답을 골라내고, W/C에서 떠올릴 수 있는 모든 키워드로 정성을 담아 글 쓴 것이 합격의 요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BEC때문에 시험 응시 순으로 수기를 쓰고 싶었는데, 첫 시험은 가장 떨어져도 타격이 적을 것 같은 REG로 결정하였고, 두번째 시험은 (결과적인 점수와는 상반되는 이유이지만 어쨌든) 가장 자신있는 FAR으로 결정하였고, 세번째 시험은 무난하게 AUD으로 골라서 BEC를 마지막으로 남겨두었습니다. BEC를 가장 마지막에 치는 것이 저에겐 잘 맞는 방법이었는데, 다른 과목을 공부하고 시험치는 과정에서 약 1주일간 쌓인 지식이 꽤 되었던 것도 있고, FAR/AUD에 대한 공부걱정 없이 BEC에만 온전히 집중해서 하루 종일 팔 수 있는 시간이 그 전엔 거의 없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저는 BEC에 온전히 시간투자를 한 2일가량이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미리미리 준비하는 것이 물론 최고의 방법이겠지만, 다양한 내용을 다루면서도 FAR/AUD와 많이 겹치는 BEC를 마지막으로 쳐서 단기기억을 최대한으로 활용해보는 것을 개인적으로 추천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