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21일 한경비지니스 기사입니다.

퇴직연금제도와 성장 동력

한 기업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필수 요건은 무엇일까.
기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요소들은 많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기업을 움직이는 사람일 것이다.

이 임직원들이 회사에 대해 어떠한 생각과 비전을 가지고 움직이느냐에 따라 사업 목표를 100%,
혹은 그 이상을 달성할 수도 있고 때로는 그 이하를 맴돌 수도 있다.

그런 가운데 최근 임직원들의 업무에 대한 만족도는 적절한 연봉 이외에 안정된 삶을 누리기 위한
기업의 복리후생제도와 관련성이 깊다는 기사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또한 외국계 금융사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임직원들은 의료 지원 서비스, 장기 휴가 제도 같은 복리후생제도 중에서 퇴직 이후
경제적인 삶을 보장하는 퇴직금제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과 임직원이 모두 상생하기 위해서는 퇴직금제도를 어떻게 운용해야 할까.
이 문제는 이제 모든 기업가들의 피할 수 없는 숙제가 될 것이며 이에 대해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우선 우리나라의 퇴직금제도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퇴직 연금 통계에
따르면 한 나라 경제 규모인 국내총생산(GDP)과 그 나라의 퇴직연금 자산을 비교해 퇴직연금 자산이
GDP 5% 이하이면 신규 시장, 20% 이하이면 성장 시장, 그리고 20%를 초과하면 성숙 시장으로 분류된다.

우리나라는 퇴직금의 사외 기관 예치 자산이 5% 이하이며 선진국과 비교할 때 신규 시장 단계에 있다.
현행 퇴직금제도의 경우 사업주가 퇴직금 재원을 사내에 유보하는 비율이 높아 잦은 이직,
퇴직금 중간정산 및 조기 퇴직 시 소액 생활 자금으로 소진하는 등 퇴직금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해 사외 기관에 예치, 근로자의 퇴직금을 보장해 주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이러한 기업의 퇴직금제도를 설계하고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려면 크게 몇 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퇴직연금은 기존 퇴직금제도에서처럼 일시금으로 수령할 수도 있고,
조건이 충족되면 연금으로 수령할 수도 있어야 한다. 또한 적립금에 대한 운용 지시를 사용자가 할 수도
있고, 근로자가 개별적으로 운용할 수도 있어야 한다.

둘째, 근로자의 퇴직 급여는 근로자가 입사해 퇴직 전까지 근로를 제공한 대가로 퇴직 이후의
경제적 안정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므로 퇴직 급여 자산을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미국 투자은행의 위험을 고려하지 않은 공격적인 투자로 인한 금융시장의
혼돈을 보면 한때 높은 수익률만을 제시해 투자자들을 현혹한 몇몇 금융 회사와 투자 조언가를
상기하게 된다.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는 눈으로 보이는 수익률보다 투자자의 위험 성향을 고려한 적정한 금융상품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퇴직연금은 근로자에게 퇴직 후 경제적 기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따라서 퇴직연금 사업자는 수익률 위주의 자산관리보다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를 가지고 고객의
투자 성향과 재무 능력을 고려해 적정 수익률과 함께 안정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업은 근속 연수와 평균 임금과의 연관성이 크기 때문에 향후 임금 상승의 요인들을
고려해 준비해야 한다.

2011년부터는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된다.
따라서 상장 회사는 현재의 회계 기준에서 벗어나 실제 퇴직이 발생하는 미래 퇴직 시점을 기준으로
보험수리적 방법으로 측정한 부채 산정으로 퇴직 급여에 대한 부채를 합리적으로 산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기업의 이해관계자는 정확한 재무 정보를 제공하고 기업주는 이를 감안해 퇴직 급여에
대해 미리 준비해야 한다.

기사원문바로가기 : http://www.kbizweek.com/cp/view.asp?vol_no=672&art_no=34&sec_cd=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