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30일 디지털타임스 기사입니다.

금융IT 투자 위축돼선 안된다

인터넷뱅킹 등록고객이 5000만 명을 넘어서며 3년 만에 2배로 증가했다고 한국은행이 발표했다.

모바일뱅킹 등록고객도 급증, 9월말 현재 787만 명을 기록했다.

 

3분기 인터넷뱅킹의 하루평균 이용건수는 2251만 건, 금액은 22조 8099억 원에 달했다.
은행의 비대면 거래도 입출금거래의 80.5%, 조회서비스의 82.4%를 차지할 만큼 은행 업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IT금융서비스가 이렇게 은행 수익 창출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데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은행들의 IT인프라 투자가 무더기 연기 또는 축소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니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은행들의 IT투자가 위축될 경우 U뱅킹으로 발전하는 IT금융서비스의 안정성도 위축될 것이 자명한 만큼 멀리 내다보는 장기적 관점의 투자 자세가 필요하다.

올해 은행들의 IT투자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내년 1분기에 시행에 들어가는 자본시장통합법으로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권이 차세대 시스템 구축에 적극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회계기준(IFRS), 자금세탁방지(AML)를 위한 시스템 의무구축 수요에다 CRM(고객관계관리),
EDW(전사데이터웨어하우스) 등 정보계 시스템 구축 사업도 활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지난해 대규모 M&A에 따른 시스템통합 수요까지 가세하면 IT서비스 업계가 호황을 맞을 것으로 기대됐었다.

은행들의 하반기 예상 IT인프라 투자금액은 얼추 1조원에 달했다.

지난해 6대 시중은행이 모두 조가 넘는 수익을 낸 만큼 올해 투자 여력이 충분했고 투자를 기다리는 분야도 산적해서다.

국민은행은 올해 투자액 4000억원 가운데 3500억원이 하반기에 투입될 전망이었다. 하나은행, 농협 등도 대규모 차세대시스템 투자가  예정돼 있었다. 그러던 것이 금융위기라는 돌발 변수가 가로막고 나선 것이다.

기왕에 잡힌 투자예산은 차질 없이 집행하는 것이 금융권 자신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은행들이 투자를 게을리 할 경우 당장 내년부터 치열해질 경쟁에서 증권사에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의 IT 투자가 위축되면 그 여파가 전체 IT업계로 확산된다. 은행의 IT투자 축소는 IT서비스 시장의 침체를 유발할 것이고  이는 다시 솔루션, 소프트웨어, 장비업계로 파급돼 전체 IT 시장의 침체를 낳을 수 있다.

IT서비스 업계는 그러잖아도 새 정부 들어 10% 경비 절감방안에 따라 공공시장이 얼어붙어 시장 상황이 악화되지 않을까 살얼음판을 걷고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IT금융서비스는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신장 속도가 무섭다.

가령 VM(Virtual Machine) 방식의 모바일뱅킹 이용자는 2분기에 187만 명이었으나 3분기에는 302만 명으로 61.9%나 수직 상승했다.

서비스 내용도 잔고조회나 계좌이체 같은 단순 업무에서 사이버상의 대출 업무나 종합자산 관리 업무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과다 접속과 거래 집중으로 인한 서비스 중단이 매 월말이면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인프라 수준과 시장과의 불일치 때문이다.

해킹과 피싱 등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금융사고가 증가하면서 보안에 대한 중요성도 더욱 부각되고 있다.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IT금융서비스의 약점을 보완할 보다 완벽한 본인 인증 서비스의 개발이 필요하다.

그러나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의 보안 투자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은행들은 사이버 거래 증가에 대응한 계정계 투자는 늘리면서도 정보보호 투자에는 인색했다.

대부분 정보유출 사건의 종착지는 결국 은행 시스템이다.

IT금융서비스가 급성장하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제 때 IT투자를 하지 않아 생기는 문제는 상상 이상으로 심각할 수 있다.

금융 위기를 핑계로 투자를 미루면 언젠가 대가를 치르게 된다.

기사원문바로가기 :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08103002012349660001